연속 번호는 정말 드물까 — 무작위는 생각보다 뭉쳐 있다

확률 기초 · 2026-10-01 · 3분 읽기

당첨 번호의 절반 이상에 연번이 들어 있습니다. 2차 대전 런던 폭격 지도와 음악 셔플 기능의 일화로, 사람이 무작위를 어떻게 오해하는지 살펴봅니다.

번호를 직접 고르는 사람들은 12-13이나 43-44처럼 붙어 있는 숫자를 잘 넣지 않습니다. 너무 '정돈되어' 보여서 무작위답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제1243회 당첨 번호는 9, 18, 24, 38, 43, 44였습니다. 이건 드문 일이었을까요?

연번이 들어갈 확률

815만 개 조합 전체를 세어 보면 결과는 직관과 반대입니다.

연번 쌍의 개수조합 비율
0개 (연번 없음)47.1%
1개40.4%
2개11.2%
3개 이상1.3%

연번이 하나 이상 들어간 조합이 52.9%로 절반이 넘습니다. 연번 없는 조합이 오히려 소수입니다. 실제 기록도 같습니다. 1~1243회 중 643회(51.7%) 에 연번이 하나 이상 있었습니다(연속번호 통계). 연번이 없을 확률은 공식으로도 구할 수 있습니다. 여섯 숫자가 서로 붙지 않으려면 사이사이에 최소 한 칸씩 띄어야 하는데, 그런 배치의 수는 ₄₀C₆ = 3,838,380개입니다. 이를 전체 8,145,060으로 나누면 47.1%가 나옵니다.

원론 1: 사람이 만든 무작위는 너무 고르다

심리학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동전 던지기 결과를 '무작위처럼' 써 보라고 하면 공통된 특징이 나옵니다. 앞면과 뒷면을 너무 자주 바꾸고, 같은 면이 네다섯 번 연속되는 구간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동전을 100번 던지면 같은 면이 6번 이상 연속되는 구간이 나올 가능성이 꽤 높은데도 말입니다.

사람은 무작위를 '골고루 흩어진 것'으로 상상합니다. 하지만 진짜 무작위는 군데군데 뭉쳐 있습니다. 뭉침이 없는 배열이 오히려 누군가 손을 댄 흔적입니다.

원론 2: 런던 폭격 지도

이 착시를 보여 주는 고전적인 사례가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은 V-1 비행 폭탄으로 런던을 공격했습니다. 시민들은 폭탄이 특정 구역에 몰려 떨어진다고 느꼈고, 독일이 정밀하게 조준하고 있다는 공포가 퍼졌습니다.

1946년 영국의 보험 통계학자 R. D. 클라크는 런던 남부를 576개의 작은 구역(각 0.25km²)으로 나누고 537발의 탄착 지점을 셌습니다. 그리고 폭탄이 완전히 무작위로 떨어졌다면 나올 분포(푸아송 분포)와 비교했습니다.

구역당 탄착 수0발1발2발3발4발5발 이상
무작위 예상226.7211.498.530.67.11.7
실제229211933571

거의 완벽하게 일치했습니다. 사람들이 '집중 조준'이라고 느낀 뭉침은 무작위 낙하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뭉침이었습니다. 이처럼 무작위 속의 덩어리를 의도로 해석하는 경향을 클러스터 착시라고 부릅니다.

원론 3: 일부러 덜 무작위로 만든 셔플

반대 방향의 사례도 있습니다. 초기 음악 플레이어의 셔플 기능은 진짜 무작위로 곡을 섞었는데, 같은 가수의 노래가 연달아 나오면 사용자들이 '셔플이 고장 났다'고 불평했습니다. 결국 제조사들은 같은 가수가 붙어 나오지 않게 셔플을 덜 무작위로 고쳤습니다. 사람들이 '무작위처럼 느끼는' 결과를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로또 번호 선택에 주는 의미

  1. 연번은 드물지 않습니다. 당첨 번호 두 번에 한 번꼴로 연번이 들어 있는 것은 정상입니다.
  2. 연번을 피하는 것은 확률상 이득이 없습니다. 연번 있는 조합과 없는 조합의 당첨 확률은 같습니다.
  3. 연번 한두 개는 겹침과 큰 관계가 없지만, 번호가 한 구간에 바짝 몰리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2024년 12월 제1152회(30, 31, 32, 35, 36, 37)와 2025년 3월 제1162회(20, 21, 22, 25, 28, 29)에는 1등이 각각 35명, 36명 나왔습니다. 용지 위에서 한 덩어리로 보이는 조합을 일부러 고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1-2-3-4-5-6처럼 연번만으로 된 조합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 사이트의 번호 생성기에서 '6개 모두 연속' 패턴을 체크하면 이런 조합을 걸러 낼 수 있습니다.

무작위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덜 고르고, 더 뭉쳐 있습니다. 당첨 번호에서 '패턴'이 보인다면, 그건 대개 무작위의 원래 모습입니다.

연번 비율의 이론값은 8,145,060개 조합 전체를 직접 계산했고, 실제 비율과 1등 당첨자 수는 이 사이트의 1~1243회 데이터입니다. 런던 폭격 자료는 R. D. Clarke(1946), "An application of the Poisson distribution"의 수치입니다.

지난 추첨 기록을 정리한 것이며 다음 회차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어떤 6개를 고르든 1등 확률은 1/8,145,060으로 같습니다. 당첨번호 출처: 동행복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