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명당은 정말 있을까 — 1등 배출 횟수를 판매량으로 나눠 보면
번호 고르기 · 2026-10-01 · 3분 읽기
1등을 수십 번 배출한 판매점은 운이 좋은 걸까요, 많이 팔았을 뿐일까요. 기준율과 생존자 편향으로 '명당'을 따져 봅니다.
'1등 ○○회 배출'이라는 현수막이 걸린 판매점 앞에는 토요일마다 줄이 깁니다. 같은 1천 원짜리 로또인데 굳이 멀리까지 가서 사는 이유는 그곳이 '명당'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숫자로 따져 보면 명당은 어떻게 보일까요?
1등은 판매량을 따라갑니다
한 게임이 1등이 될 확률은 어느 판매점에서 사든 8,145,060분의 1입니다. 판매점의 단말기는 번호를 기록할 뿐 추첨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판매점이 배출하는 1등 수의 기댓값은 단순합니다.
기대 1등 수 = 그 판매점의 판매 게임 수 ÷ 8,145,060
평균적으로 약 81억 원어치가 팔릴 때마다 1등이 한 번 나오는 셈입니다. 전국 판매점은 약 8,000곳인데, 장사가 잘되는 곳은 한 주에 수만 게임을 팝니다. 이런 곳이 20년 동안 영업하면 판매액이 수백억 원이 되고, 1등을 여러 번 배출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명당은 많이 팔아서 많이 나오는 곳입니다.
실제 비교: 판매액 대비 1등
2015년 한 언론이 유명 판매점들의 판매액을 1등 배출 횟수로 나눠 본 적이 있습니다. 1등 최다 배출로 유명한 서울 노원구의 판매점은 약 53억 원당 1등 1회, 부산의 유명 판매점은 약 25억 원당 1회였습니다. 반면 1등을 몇 번 배출한 작은 판매점 중에는 약 5억 원당 1회인 곳도 있었습니다. 판매액 대비로는 '덜 유명한' 곳이 더 효율이 좋았던 셈입니다.
이 숫자가 그 작은 판매점이 진짜 명당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음 원리 때문입니다.
원론 1: 생존자 편향
8,000곳이 모두 같은 확률로 로또를 판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운에 따라 어떤 곳은 1등이 0번, 어떤 곳은 1번, 극히 일부는 3~4번 나옵니다. 그 일부가 현수막을 걸고 명당이 됩니다. 1등이 한 번도 안 나온 수천 곳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살아남은 사례만 보고 원인을 찾는 오류를 생존자 편향이라고 합니다. 2차 대전 때 귀환한 폭격기의 총탄 자국을 보고 그 부위를 보강하려 했지만, 통계학자 에이브러햄 왈드가 "총탄 자국이 없는 곳에 맞은 비행기들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지적한 일화가 대표적입니다. 명당 목록은 귀환한 폭격기만 모은 목록과 같습니다.
원론 2: 기준율 무시
"1등이 나온 판매점의 30%가 수도권 대형 상권에 있다"는 식의 분석도 자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판매량이 수도권 대형 상권에 얼마나 몰려 있는지와 비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판매량의 30%가 그곳에서 나온다면 1등의 30%가 그곳에서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비교 대상인 기준율을 빼고 결과만 보는 것을 기준율 무시라고 합니다.
명당 효과가 만드는 되먹임
명당이 확률을 바꾸지는 않지만, 명당이라는 소문은 판매량을 바꿉니다. 소문이 나면 손님이 몰리고, 판매량이 늘면 1등이 더 자주 나오고, 그러면 소문이 더 커집니다. 명당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고, 그 결과가 다시 다음 결과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정리
| 질문 | 답 |
|---|---|
| 명당에서 사면 당첨 확률이 높은가 | 아닙니다. 어디서 사든 같습니다. |
| 명당에서 1등이 많이 나오는 이유 | 판매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
| 판매량 대비 효율이 좋은 판매점은 | 작은 표본의 운일 가능성이 큽니다. |
판매점별 기록은 이 사이트에서 다루지 않지만, 회차별 1등 당첨자 수가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는 1등 당첨자 수 통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명당까지 가는 시간과 교통비는 당첨 확률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 길이 즐겁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즐거움의 값과 확률을 섞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판매점 수는 2026년 보도 기준 약 8,000곳입니다. 판매액 대비 1등 비교는 서울신문(2015년 7월 31일) 보도 수치입니다. 2004년 이전에는 한 게임이 2,000원이었으므로 오래된 판매점의 판매액 대비 수치는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추첨 기록을 정리한 것이며 다음 회차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어떤 6개를 고르든 1등 확률은 1/8,145,060으로 같습니다. 당첨번호 출처: 동행복권.